부의 엔진

생각은 많고 행동하기 어려울 때

세가사 2023. 8. 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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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주를 볼때도 생각이 많아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공감할 정도로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약속을 어기는 것을 극혐하는 극 J라서 계획은 엄청나게 세우지만 막상 어떤 작업을 할때는 굉장히 망설이고 오늘은 비가 오네 늦잠을 자서 시간이 없네 등의 핑계를 대며 운동가기를 꺼려하는 일반인이다.

 

회사일은 그나마 업무에 푹 빠져서 하루가 짧다 싶을 정도로 과몰입해서 일을 해대긴 했지만 이는 내가 스스로 해야지라고 마음 먹은 것이 아닌 이걸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회사내 명성과 하지 않음으로써 잃을 수 있는 상급자와의 신뢰 등의 계산에 의해 억지로 등 떠밀려서 업무를 한것일 뿐이었다.

 

현재처럼 특정 직장에 소속되지 않았을 때 뿐만 아니라 학교 방학때 계획만 거창하게 세워두고 하나도 지켜지지 않거나 방학끝날때쯤 갑자기 몰아서 숙제를 하는 등의 광경은 우리 모두에게 낯설지 않다.

 

특히나 다이어트나 운동에 관해서는 작심삼일이 굉장히 자주 발생하는데 의지와 상관없이 끝까지 해내는 힘을 기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할때 일단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른 세부 계획을 세운다. 예를들어 다이어트가 목적이라고 한다면 매일 운동가기, 점심은 샐러드 먹기, 군것질 하지 않기 등이다. 이렇게 행동방식을 세운뒤 이대로 한달 여섯달 일년 꾸준히 지키기만 하면 너무나 쉽게 몸을 만들고 살을 뺄수 있는데 왜 중간에 무너지는 것일까?

 

나는 그 이유를 목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하루 운동을 갔다왔다. 하기 싫은 운동을 하며 시간은 예정된대로 한시간을 꽉채웠고 오늘은 운동을 했으니 뿌듯한 느낌에 업무를 마치고 잠에 든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을 때 어제 운동을 한 후유증으로 몸에 근육통이 생겼고 몸이 찌뿌둥한 덕분에 30분 늦잠을 잤으며 밖에 날씨까지 흐리흐리한것이 비가 올것 같다. 아침에 운동을 한시간 하게 되면 회사에 늦을 걱정에 오늘은 운동을 건너뛰고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한다. 그렇게 다음날 다다음날 문득 다시 생각해보면 다이어트 때문에 가기로 했던 운동은 이미 작심 일일로 사라져 있고 뱃살이 다시 눈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다시 작심 일일이 시작된다. 

 

위 예시가 대부분의 내가 포기하는 이유이고 루틴이었다. 이는 특히나 책읽기나 블로깅 유튜브 컨텐츠 만들기등에도 똑같이 적용이 되었는데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라서 혹은 잠깐 유튜브좀 보고, 다른게 더 급해서 등등 여러가지 목표를 세워두고 실제 이를 위한 세부 계획을 제대로 달성해 본 적이 없다. 그 이유를 나는 목표를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다이어트를 지속할수 없는 이유

내가 다이어트를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다이어트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게임처럼 바로바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 오늘 하루 운동했다고 다음날 몸짱이 되어있지 않듯이 말이다. 목표를 다이어트로 설정해 둔다면 식단조절, 운동, 간헐적 단식등 다양한 부분에 신경쓸게 생긴다. 또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먹고 싶은것 참기 하기 싫은 운동하기 등의 행위를 하며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엄청 힘들거나 싫은 일을 한 것에 비해 이에 대한 보상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즉각적으로 들어오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 싫은 일들을 빨리 끝내버리기 위해 운동을 할때는 즉각적인 도파민을 주는 유튜브 혹은 음악을 듣거나 보상심리로 달콤한거 하나를 먹는 식으로 집중과 몰입의 대상을 바꿔버린다. 그 결과 우리의 관심은 운동과 다이어트에서 멀어지고 목표가 언제 이루어 지나 하는 지루한 기다림이 시작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계속해서 어떤 목표나 행위를 지속하는 것을 실패했고 회사처럼 강제력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현재는 이도 저도 아닌 성과를 이루는 삶을 반복하고 있다. 돈도 벌고 성공도 해야하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상한 현상에 대해서 참으로 고민을 많이 할수 밖에 없었다. 내가 게으른건가 생각하다가도 회사에서의 성과나 업무 집중도를 보면 또 그런 것도 아니기에 인지 부조화가 왔다.

 

그러다 문득 내가 너무 목표에 집착하고 있고 행위에 집중하지 못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뱃살 줄이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하루이틀 운동했을 때 뱃살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할까? 방법이 틀린게 아닐지 의심하고 이 방법은 힘들고 귀찮은데 당장 바꿔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된다. 실제로 근력 운동은 식욕을 상승시키고 유산소는 힘들어서 지속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식단조절과 운동 병행은 다이어트의 절대적인 답이 맞다. 

 

장기적인 정답과 단기적인 행동사이에 차이가 나는 원인을 찾다가 문득 나는 목표를 보느라 행동 그 자체에 대해서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목표가 얼마나 달성됬는지를 매일 매일 바라보고 평가한다면 내 행동에 의한 즉각적인 보상이 없을 때 그 행동을 자연히 수정할수밖에 없다. 그러면 장기적인 목표의 달성은 아무리 해도 이루어 질수 없고 작심 삼일이 반복되는 현상이 생길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목표를 세부 계획이 나온 시점에 까먹어 버리고 행위에 집중한다면 어떨까? 나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아닌 매일 운동을 하는 사람 하는 식으로 정체성을 세우는 것이다. 또한 매일 한시간씩 운동하는 사람 이라는 식의 목표도 지워버린다. 매일 한시간이라는 목표를 세운다면 이를 달성하는 날 달성하지 못한 날로 나뉘어 행위에 대한 성공과 실패라는 평가가 발생한다.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생물이기 때문에 실패가 계속되는 행위는 더이상 지속하지 못한다. 그저 시간과 강도에 상관없이 운동한다는 정체성만을 가지고 매일 운동을 하러 간다면 운동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레 운동시간은 늘어날 테고 강도도 올라 몸이 좋아지며 다이이트는 성공하게 되지 않을까?

 

언제나 운동가기 전부터 가서 몇시간 운동할까 어떤걸 할까 오늘은 팔이 아파서 덤벨은 못들겠네 등의 생각을 하다가 운동 하는 행위를 점점 두려워 하게되는 것이 나의 일상 루틴이었다. 오늘은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심지어 핸드폰도 락커에 두고 점심 느즈막한 시간에 아무 생각 없이 운동에만 집중해서 운동을 다녀왔다. 평소랑 다르게 뛰는것 기구를 타는 것에만 집중하여 운동을 했더니 운동특유의 가기싫음과 하기싫음이 많은 부분 해소되었다. 

 

내가 생각이 많고 행동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이렇게 목표점은 지워버리고 행동 그 자체만 집중해 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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