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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배신감] 유랑쓰 논란

세가사 2025. 3. 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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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즐겨보던 "유랑쓰"라는 부부여행 유튜브 채널이 있었다.

 

 

발리 여행전에 여행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검색중에 알게 된 채널인데 잔잔한 분위기의 영상미가 좋아 한때 즐겨 보던 채널이다.

 

부부가 직장을 그만두고 유랑하며 사는 것을 컨셉으로 하는 채널로 다양한 여행지를 다니는 부인 중심으로 영상을 만들고 남편이 편집을 하는 여행 유튜브 채널로, 코로나 특수 및 주식 키워드로 유튜브 알고리즘에 노출되면서 이런 저런 협찬과 광고를 받아서 채널을 키우기 시작하였다.

 

채널을 보는 사람을 모두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일반적이지 않은 용기있는 삶의 방식에 감화되어 영상을 보는 구독자가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은 신혼집을 팔아 그 돈을 주식에 넣고 그 수익금으로 여행을 다니며 영상을 제작했다.

 

수년간의 여행에 지친 이들은 송도에 전셋집을 구해 잠시 정착을 하면서 국내 여행, 협찬, 광고를 진행하며 간간히 동남아 여행을 중심으로 영상을 제작했고, 부인인 현주님은 유랑기에 대한 책도 발간한다.

 

이들을 보며 참으로 열심히 사는 부부라는 생각을 했다.

 

동남아 위주의 영상이 반복이 되며 한동안 안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채널에 들어갔는데 댓글창이 이들을 욕하는 글 반, 응원하는 글 반으로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어 이유를 찾아보니 아래 부동산 관련 영상에 대한 비난이었다.

 

이들은 전셋집이 만료되면서 다음에 살 집을 알아보러 다니며 부동산 탐방기를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마포에 있는 집을 구매하려한다는 내용이 영상에 담기면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부동산을 아는 사람들은 이들이 알아본 마포 아파트 가격이 20억임을 알게 되었고, 대출을 받기 힘든 크리에이터 특성을 생각하면 이만한 재산을 그들이 보유한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것이다.

 

의문이 해소되지 않기에 많은 질문과 일부 비방이 댓글에 달렸는데 광고와 관련된 몇개의 키워드에 자동 블락처리를 해버려서 논란이 커진 것 같다.

 

논란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구독자들이 생각했던 이들의 이미지와 유튜버가 가감없이 보여주고자 했던 자신들의 모습의 간극에 차이에서 온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마포의 아파트? 20억?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낯설음과 부러움이었다. 이들은 여행내내 숙소 비용을 생각하며 즐길땐 즐기지만 그래도 따로 사치를 하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서민들이 공감할만한 모습들이었고 영상을 보는 이들은 "나도 이들처럼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날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라고 하는 생각을 하며 자신과 이들의 모습을 일치시켜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자산이 드러나는 순간 이들의 용기있는 도전은 자산을 많이 축적한 부자들의 안전한 유희로 느껴질수 있다. 초반에는 큰 돈이 없었고 추후 광고와 유튜브 수익으로 돈을 축적하였더라도 영상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사실을 정확히 알수 없으니 그 간극이 더 크게 다가올수 밖에 없다.

 

이번 사태에 딱히 누가 잘못했다고 이야기 할수 없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재미난 부분이다. 유튜버 부부는 자신들의 모습을 솔직히 가감없이 계속해서 보여줘 왔으며 지금까지 이야기 하기 껄끄럽던 자산상황이 누락되었다가 한번에 드러났기 때문에 생긴 불행한 사고 같은 것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은 지금껏 이들 부부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해 왔으며 그들의 자산이 드러나자 자신과 너무나 다른 입장에 더 이상 공감할 수 없게 되어 배신감과 분노에 취할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물론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황하여 댓글을 막는 조치를 한 채널 주인과 이로 인해 더욱 불타는 댓글창을 보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서 영상을 만드는 작업은 참으로 지뢰가 많다고 느낄뿐이다.

 

부러움을 사는 것의 양면성

예전에 회사생활을 할때 늘 밤늦게까지 일하던 동료가 있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최대한 그 동료의 이야기를 수용하려고 노력하고 가끔은 다음날 할일을 하면서 같이 야근에 어울려 준 적이있었다.

 

그런데 대표의 실수로 그 동료의 연봉이 잠깐 모니터에 비춰진적이있었는데 그 뒤로 나는 그 동료를 안쓰럽게 생각하지도 퇴근을 기다리지도 않게 되었다.

 

별것 아닌일로 참으로 쉽게 공감하고 쉽게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던간에 금전 관련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하여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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